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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 #07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설계에 첨단서비스 기반 반영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은 2017년 기공 당시부터 미래 병원 건축의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호평을 낳았다. 이 건물은 내·외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융복합 연구의 시험대로써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안암병원 신관의 첨단 의료기능을 설계한 정림건축사사무소 박원배 이사를 만나 병원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림건축사사무소 박원배 이사가 병원건물 설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은 2017년 기공 당시부터 미래 병원 건축의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호평을 낳았다. 이 건물은 내·외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융복합 연구의 시험대로써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안암병원 신관의 첨단 의료기능을 설계한 정림건축사사무소 박원배 이사를 만나 병원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박원배 이사는 1993년 병원설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년간 대형 의료계획팀을 이끌며 병원건축의 트렌드를 선도해온 병원설계 전문가다. 지금까지 박 이사가 참여한 병원 프로젝트는 고려대 구로병원 증축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등 모두 60여 곳에 달한다.

 

Q. 병원건물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A. "일반적으로 건물은 원래 지어진 모습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병원은 다릅니다. 병원은 건축이 마무리되어도 끊임없이 증축과 리모델링 공사가 일어나기 마련이지요. 이 변화야말로 병원건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학과 의술의 변화, 의사와 의료진의 변화, 환자 요구의 변화, 의료 정책의 변화, 건축방식의 변화, IT 발전과 산업의 변화를 비롯한 모든 변화에 따라 병원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최신 병원 건축의 백미, 안암병원 신관

 

Q. 최신 병원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안암병원 신관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담겨있나.

A. "이 병원 신관 건축에서 디자인팀은 과감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의료 패턴이 바뀌는 시기라서 첨단 방식의 내부설계도 중요한 관건이었습니다. 아울러 병실 역시 앞으로 진행될 간호간병통합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가 배려되어야 했습니다."

 

Q. 병원 건축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A. "과거에는 진료가 병원의 근본이기 때문에 기술이나 의료행위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환자의 권익이나 편의성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고, 1990년대부터 '환자 중심(patient-centeredness)'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환자 관찰 및 직접 인터뷰를 통해 환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서비스 디자인과의 접목이 필요합니다."

 

박 이사는 지금까지 병원설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던 영역인 보호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A. "보호자는 환자 치료에 있어서 의료진의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아무리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해도 여전히 보호자는 환자의 회복을 돕는 가장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보호자를 배려한 공간이 부족했지요. 물론 지금 병원의 미래는 융합의 기술혁명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 환자, 보호자, 그리고 병원과 관계된 모든 내부고객입니다."

 

현재 박 이사는 사람 중심의 병원설계에서 '모두를 위한 자연 채광'(Natural Light for Everyone)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A. "우리나라 대형 병원을 살펴보면 공간 대부분은 암실로 구성되고, 극히 일부 외주부에 배치된 곳만 자연채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간 환경의 질에 있어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유럽국가 중에는 건물 덩어리를 잘게 나누어 채광이 잘 들게 하는 분산형 병원들이 많은데, 특히 일조량이 부족한 일부 북유럽 국가들은 하루 4시간 이상 근무하는 곳의 자연채광을 의무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토지가격이 높아 외국처럼 분산형 모형을 취하기 힘들다. 하지만 박 이사는 건강한 환경을 병원 내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자연 채광'을 위한 건축적 시도를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변화에도 대비한다

 

Q. 감염병은 병원 체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A.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국내 총 사망자는 38명이었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신설되는 입원실은 최대 5인실에서 4인실로 변경됐고 병상의 간격도 새롭게 규정됐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24,000여 명(2022년 6월 기준)이며,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19 이후 병원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선 감히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습니다."

 

박 이사가 주장하는 달라져야 할 병원 문화의 첫 번째는 의료진의 안전이다. 그동안 환자 중심병원만이 강조되다 보니 의료진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소홀했었고, 코로나 19를 통해 의료진이 감염되면 병원이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몸소 겪었다.

 

A. "환자의 안전과 편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의료진의 안전도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병원설계의 핵심입니다."

 

병원은 의료진, 환자, 보호자, 그리고 병원 운영에 필요한 모든 내부고객을 비롯해 미래 고객까지 포함한 모두의 공간이다. 따라서 병원설계는 50년을 바라보는 밑그림이라 할 수 있다.

 

Q.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병원 공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A. "병원 이용자와의 많은 대화, 그리고 설계단계에 필요한 충분한 기간확보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획과 설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투자할수록 병원 공사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과 리스크는 줄어들며, 모든 병원 이용자의 만족도는 높아집니다."

 

편집. 김은식

사진. 지호영

출처. "고려대학교 의료원 매거진" KUMM 2022 SUMMER volume.17 《http://www.kumc.or.kr/seasonPress/KUMM_vol17/kumm41.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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